금붕어 어항의 변신은 무죄

작성자 : 이상규      작성일자 : 2016-12-23

      

어항이 본의 아니게 생기고부터 그것에 담을 물고기를 기를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예쁘고 날렵한 열대어보다 심신토불이(心身土不二)의 측면에서 토속적인 것을 생각하다보니 결국 금붕어를 선정하게 되었다.


송나라 때부터 돌연변이가 된 붕어를 개량하여 관상용으로 기르게 되었고, 17세기에 유럽에 전파되고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취미생활의 한 분야가 되었다지만 그런 학술적인 것에는 관심이 없다.


다만 척박한 약육강식의 환경 속에서 살아야 할 어족들은 자연의 질서에 따라 살 수밖에 없지만, 좁은 환경에서 키우는 관상어를 통하여 3단계 미생물의 정화 원리와 물의 순환주기를 비롯하여 화학적인 요법을 조금씩 알게 된 것 같다.


그리하여 죽고 살리는 과정을 거듭하면서 금붕어와 인연되어 깊어졌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습성도 알게 되었다. 또한 우리의 토양에 맞으므로 일정한 기초훈련(^_^)을 거친 다음 다시 야생으로 보낼 수도 있었다. 서울의 은평구에서는 진관내천의 메뚜기다리 밑에 있는 연못이 적절한 방류 장소가 되었다.


지금은 새로운 어항(45큐브)을 구입한 참에 23㎝정도 자란 오란다 한 마리만 남기고, 새로 꼬리가 유성 같다는 코메트(Comet) 치어 5마리를 들이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에게도 이름을 하사(下賜)하였다. 내가 땅도 만들고 물도 관리하며 식물도 심고 먹거리도 주므로 그들에게는 알 수 없는 창조주인 셈이다. 인중천지일(人中天地一)을 알 턱이 없고 문헌고증에 빠진 인간족속보다 온새미로(자연 그대로) 사는 그들에게서 순수를 배운다.


그래서 붕어이니까 성(姓)은 부()이고 돌림자가 지느러미 '지'로 순우리말로 큰 게 '올지' 등위에 있는 게 '볼지', 오른쪽으로 돌아 '배지', '점지', '알지', '끈지'이다.


처음 입수할 때에 꼬리만 흔들어도 도망 다니던 것들이 서로 경계도 풀고, 어느덧 어미와 자식 같이 사이가 좋아서 책상 옆에 어항이 있으므로 바라보기에도 정겹다.


금붕어들이 나나 같은 잎이 두터운 수초까지 뜯어먹는 잡식성이라 어항 바닥에는 인초수초로 바뀌었을 뿐이다. 그리고 을지로3가 소재 하나아크릴에 주문하여 투명아크릴로 만든 걸이식 수상화분을 3개 만들어 오색사(五色沙)를 깔고 공기정화 식물인 무늬산호수와 팔손이, 천량금을 심었다. 수경식물로 화생하여 생태환경수조가 된 셈이다.


금붕어들은 워낙 배설물이 많아 9w자리 측면여과기로 교체하고 작은 조명등도 달아주었다. 그리고 자는지 모르게 항상 깨어 있는 금붕어처럼 늘 깨어 있어 알아차리고 마음을 챙기라는(止, Sati) 것을 그들로 하여금 다시 느끼게 한다. 마치 송나라 서긍이 지은 고려도감처럼고려 사람들은 음식을 먹은 후에 이를 소제하는 양지(楊枝, 왜말로 요지)라는 풍습이 있는데 천하 미물이라도 사람의 침으로 해를 입힐까봐 한데 모아 버리거나 아궁이에 태운다고 했다.


그러나 붕어의 기억력이 3초라지만, 그렇지만 않다. 내가 다가가면 무언으로 감응하고 있다. 대한민국에 사는 인간들이 식당에서 요지를 찾으나 그 문화의 기원을 알지 못하고 대한민국의 한(韓)이 어디서 유래했지 모르는 것만큼 붕어보다 얼빠진 사람들이 많다. 그래도 만물의 연장이라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정리대상이 금붕어가 될 수 없고 본성을 잃은 인간들이다.